올리브오일

토핑팁

영문도 모르고 2년 가까이 루케 올리브오일을 먹었는데 이상하게 '끊어지지'가 않고 계속 먹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았어요. 저는 치즈도, 채소도, 밀키트도, 올리브오일도 새로 나온 거에 혹하는 변덕쟁이거든요. 그리고 물론 루케 올리브오일도 당연히 품질 좋지만 그렇다고 입에 거품 물고 '이 세상의 유일한 올오는 루케야!' 그럴 성격도 못됩니다. 산도도 수상내력도 잘 들여다보지 않는 제가 루케와 사랑에 빠진 이유는 아마도 하나, 포도품종처럼 정체성 뚜렷한 '향'이었던 거 같애요.


팔레오(품종)에서는 충격적인 패션푸르츠 향과 리찌 향이 납니다. 열대과일 향을 저 뜨겁고 건조한 스페인 땅이 어떻게 끌어올렸나 모르겠어요. 팔레오는 아침 일찍 일어나 공복에 먹는 오일인데(오히블랑카 말고 팔레오), 향이 너무 상큼하고 싱그러워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바닷가로 순간이동시켜줍니다. 오히블랑카가 숲이라면 팔레오는 바다예요. 


오히블랑카(품종)는 견과류와 나무향이 코를 꽉 움켜잡는 구조감 단단한 열매입니다. 아몬드, 땅콩, 낙엽, 강아지털, 가죽, 유칼립투스 민트, 나무와 같은 묵직한 향이 쿵쿵 떨어져요. 무겁고 진한 요리, 뜨거운 요리에 올라가도 정체성을 잃지 않습니다. 팔레오가 바다라면 오히블랑카에는 숲의 향이 가득합니다.


🍍 팔레오오일이 더 맛있게 해주는 요리


☑️ 아침식사류

삶은달걀 또는 구운란에 말돈소금, 팔레오

약콩콩물 1봉지 + 에쉬레 멸균우유 250미리 + 꿀30미리 + 말돈소금 한꼬집, 팔레오


☑️ 샐러드류

콩샐러드 + 팔레오 🎬 

올리브김치 + 팔레오 

당근라페 + 팔레오 🎬

루꼴라나 양상추 등 그린풀떼기 샐러드 + 페타치즈/리코타치즈/부라타치즈 등 생치즈 + 팔레오 🎬

문어감자샐러드 + 팔레오 

새콤한 나물(달래무침) + 팔레오 🎬


☑️ 메인요리

오븐에 구운 흰살생선(가자미, 도미,대구 등) + 팔레오

세비체 + 팔레오 🎬


☑️ 치즈류

아티초크 + 덕화명란 + 팔레오 🎬 

보코치니 + 덕화명란 + 팔레오 🎬 


🌰 오히블랑카오일이 더 맛있게 해주는 요리


☑️ 아침식사류

전복죽처럼 되직하고 물기가 거의 없는 죽 + 오히블랑카


☑️ 샐러드류

구운채소샐러드 + 오히블랑카 🎬

해외에서 난리난 딥소스 + 오히블랑카 🎬


☑️ 메인요리

버터에 구운 생선요리(가자미, 도미, 전복) + 오히블랑카 🎬 

갈비찜 + 오히블랑카

소고기 기름장(올리브오일 + 말돈소금) 🎬


☑️ 치즈류

꽁떼치즈, 빔스터치즈 + 오히블랑카 

샤도네치즈 + 오히블랑카 🎬

생아구르 블루크림치즈 + 하몽 + 엔다이브 + 오히블랑카 🎬

브리치즈구이 + 오히블랑카




위의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보시다보면 아 어떤 기준으로 두개의 오일이 다르게 작용하는구나, 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엄청 어려운 전문용어나 숫자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실수가 많은 편이라 괜시리 똑똑한 척 하면서 정보를 내보낸걸 스스로도 지양하고 있는 편인데요, 그런 제가 왜 이렇게 얘네들을 안 끊기게 계속 곁에 두고 사랑하지? 그러다 발견한 포인트가 각각의 '스타일'이 주는 특징이었어요.


소비뇽블랑 같은 팔레오, 데님같은 팔레오

샤도네 같은 오히블랑카, 트위드같은 오히블랑카


이렇게 설정해두니 선물받은 거랑 구매한 거랑 신상으로 가득한 올리브오일 선반에서 '최종오일'을 꺼낼 때, 헤매지 않고 턱! 꺼내서 <내가 왜 이걸 쓰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사용하는 과정이 더 의미있었던 것 같아요. 한가지 재료에 고집을 부리진 않지만, 내가 왜 이걸 좋아하지? 명분이 서지 않으면 스토리에도 못 올리겠어요. 


여러분도 꼭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만들어 <스스로 만족하는 소비> 하시길 바랄게요 ✌